TSMC 독주 속 깊어지는 병목 현상
TSMC가 지난 7월에만 전년 대비 44.7% 급증한 매출을 기록하며 고성능 반도체 시장의 독보적인 위상을 재확인했습니다.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매출은 2조 8720억 대만달러에 달했고, 고성능 컴퓨팅 부문이 전체 매출의 66%를 차지할 정도로 AI 수요가 중심이 된 건데요. 이에 TSMC는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600억 달러에서 640억 달러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며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폭발적인 수요 탓에 HBM과 첨단 패키징 공정의 병목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TSMC의 CoWoS 패키징 대기 시간이 최대 78주까지 늘어났고, AI 가속기 물량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죠. 당연히 애플 같은 주요 고객사는 범용 메모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회사는 최근 상하이 스타마켓 상장을 통해 86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기도 합니다.
공급망 자국화에 속도 내는 각국
반도체가 국가 안보 자산으로 급부상하면서 주요국들의 공급망 자국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소재·부품·장비와 팹리스 기업 지원을 위해 5조 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했고, 최대 70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까지 논의 중입니다.
일본 역시 소니와 TSMC가 힘을 합쳐 구마모토현에 1조 엔을 투자해 차세대 이미지 센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는데요. 2029년 상용 생산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일본의 반도체 부활을 상징하는 사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K반도체 입장에서는 HBM 단가 상승과 소부장 국책 펀드 집행 덕분에 수익성 유지와 기술 자립도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중국의 메모리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인 경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전력망 병목, 예상 밖의 변수로 떠오르다
그러나 이런 호황 속에서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전력망 병목입니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망 수요가 2100기가와트를 넘어서면서 인프라 구축의 30~50%가 2028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사실 전력과 냉각 제약은 메모리 단가 상승세 둔화나 재고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리스크입니다. 당연히 이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으로 직결될 수 있고, 반도체 수요에도 한풀 꺾일 여지를 남깁니다. 반대로 시장에서는 주가가 조정을 받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AI 산업으로의 자금 유입 자체는 여전히 강력하게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 변동과 장기적 추세를 구분해서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