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해 1,500억 원짜리 사업이 흔들렸다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안이 결국 부결됐습니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통합신청서안 찬반 투표에서 공주대는 모든 직군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기록했지만, 충남대는 반대 53.42%, 찬성 46.58%로 집계되면서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할 수 없게 됐습니다. 두 대학 모두 찬성해야 통합이 진행되는 구조였기에, 한쪽의 반대가 곧 전체 무산으로 이어진 겁니다.
이번 통합은 교육부가 비수도권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의 일환이었습니다. 양 대학은 통합을 전제로 신청해 최종 선정됐고, 5년간 최대 1,50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통합 교명을 '충남대학교'로 정하고 본부를 대전과 공주에 분산 배치하는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도 마련된 상태였습니다.
직군 간 90%와 63%…극심한 온도차
충남대 내에서도 직군별로 통합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교원 63.96%, 대학원생 53.56%는 찬성 우세를 보였지만, 직원 77.45%와 학부생 90.71%는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학부생들의 반대율이 90%를 넘긴 것은 통합에 대한 이들의 우려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충남대는 교원 50%, 직원 및 조교 30%, 학부생 15%, 대학원생 5%의 직군별 가중치를 적용해 결과를 산출했습니다. 학부생과 직원의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강한 반대 표가 전체 결과를 뒤집은 겁니다. 공주대는 교원 71.56%, 직원 62.34%, 학생 59.98%가 찬성하며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지만, 양 대학 모두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하지는 못했습니다.
남은 시간은 한 달, 사업까지 위태롭다
이번 부결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글로컬대학 30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이 사업의 1차 연도 기한은 오는 10월 21일까지로, 규정상 이 기한 안에 통합계획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기한 내 제출에 실패하면 2차 연도 교육부 평가에서 D등급을 받게 되고, 사실상 사업 중단으로 이어집니다.
충남대는 2022년에도 국립한밭대와 통합을 시도했다가 교명과 캠퍼스 재배치 문제로 무산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의 과정을 거쳐 공주대와의 통합을 추진하며 내부 구성원이 반대하면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번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었습니다. 결국 글로컬 30 사업까지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고, 비수도권 대학 혁신의 중요한 사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