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량 0.1%의 나라가 맞은 재난
2026년 8월 26일, 히말라야 북부에서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내리며 거대한 토석류가 계곡을 덮쳤습니다. 도로와 다리, 마을, 수력발전 시설이 한순간에 파괴됐고 사망자는 1,400여 명, 실종자는 6,000여 명에 이릅니다. 피해와 손실액은 4,082억 네팔루피(약 3조 6,700억원), 재건비는 7,233억 네팔루피(약 6조 5,000억원)로 추산됩니다. 네팔 외교장관 시시르 카날은 이번 재난을 두고 '히말라야 쓰나미'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러니는 배출량에 있습니다. 네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의 0.1%에도 못 미치지만, 그 대가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치르고 있는 겁니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평균의 7분의 1 수준이고, 한국은 네팔의 18배를 배출합니다.
기후 정의, 어디까지 책임질까
카날 장관은 원래 정치인이 아니라 교육 활동가였습니다. 미국에서 국제정치경제와 공공정책을 공부한 뒤 국제 구호 단체에서 일했고, 2012년 '티치 포 네팔'을 세웠습니다. 2022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이듬해 외교장관에 임명됐죠. 그가 던진 화두는 '기후 정의'입니다.
구체적인 창구도 있습니다. 네팔 정부는 2022년 COP27에서 설립된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에 약 2,000만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특정 국가를 지목해 배상금을 요구하지는 않았는데, 기후변화와 개별 재난의 인과관계를 법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감안한 행보로 읽힙니다.
긴급 구호와 희망마을 재건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지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팔에 사는 한인 기독교 공동체는 현지 신학교와 손잡고 쌀과 식용유, 가정용 가스, 이불 세트 등을 이재민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리슐리강 건너편은 길이 끊겨 오토바이와 집라인까지 동원해야 했습니다.
허OO 교수는 2015년 대지진 때 32가구를 정착시킨 '희망마을' 경험을 되살리자고 제안합니다. 긴급 구호와 동시에 중장기 복구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발렌드라 샤 총리는 22일 뉴욕으로 출발해 81회 유엔총회에서 기후 정의와 복구 비용을 국제사회에 요청할 예정입니다. 감축 효과가 수십 년 걸리는 만큼 즉각적인 적응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