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를 밀어올린 두 가지 변수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미국이 중동에 세 번째 항공모함 강습단을 파견하고 중국 정유업체들이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반응한 건데요. 10월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71% 오른 배럴당 92.87달러에,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4.37% 상승한 102.3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미국은 샌디에이고 기지를 출항한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포함한 세 번째 항공모함 강습단을 중동에 배치했습니다. 이미 조지 HW. 부시함과 조지 워싱턴함이 배치돼 있어 중동에는 항공모함 세 척이 동시에 전개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9천~1만 명 규모의 추가 병력과 해병대 함정이 11월 말까지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번 배치는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공급망 곳곳의 균열
공급망에서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유업체들이 당국의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한 지역으로의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조치가 공급이 극도로 제한된 글로벌 연료 시장에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제유 시장은 특히 빠듯합니다. 러시아가 디젤 수출 금지를 10월까지 연장한 데다 이란과 후티 반군의 정유시설 공격이 겹치면서 글로벌 연료 공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미국 내 디젤 가격은 갤런당 6.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원유 공급 자체가 끊긴 건 아닙니다. 중동의 원유 수출은 하루 약 2,300만 배럴로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문제는 흐름입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최소 3척이 공격을 받았고, 이란은 유조선에 원유를 거의 선적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은 변수와 전망
재고 여력도 줄어든 상태입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2026년 2월 이후 5억 배럴 이상 감소했고, 중동 혼란이 8개월째 이어지면서 각국이 전략비축유를 풀어 공급 완충장치가 약해졌습니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한 점도 금값을 소폭 끌어올렸습니다.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4,202.30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상승폭을 제한했습니다.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폭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미국의 추가 군사력 배치가 실제 충돌로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