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의 두 얼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취약한 기업과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은 22일 금융안정상황 주관위원 메시지에서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금융 불균형 축적 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수도권 주택가격입니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고, 소득 개선이 부문별로 엇갈리면서 금리 인상의 충격이 취약계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겁니다.
숫자로 본 부담
한은이 내놓은 수치를 보면 금리 인상의 무게가 어디로 쏠리는지 드러납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가계 이자 부담은 3조3000억원, 기업은 3조6000억원 늘어 총 7조원가량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기업 쪽 부담이 더 큰 이유는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19.1%까지 올라 전체 기업 5곳 중 1곳꼴입니다. 자영업자 대출은 금융권 전체의 28.2%를 차지하는데, 2분기 연체율은 1.99%로 장기평균 1.60%를 웃돌았고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2.71%에 달했습니다.
반대로 가계부채 비율은 1분기 85.3%에서 2분기 약 81%로 낮아졌습니다. 다만 명목 GDP 성장 효과가 커서 관리 기조를 늦출 수 없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남은 변수와 전망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분기 말 46.5로 장기평균을 넘어섰고 3분기에도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불안지수도 7월 19.3에서 8월 19.5로 상승해 단기 불안 가능성을 키웠습니다.
외부 변수도 적지 않습니다. 주요국의 통화·재정정책 변화, 중동전쟁 불확실성, 글로벌 AI 투자 기대 변화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은은 물가와 성장뿐 아니라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까지 함께 보며 인상 시기와 속도를 정하고, 취약부문에는 재정·금융 지원을 병행하되 도덕적 해이는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일각에서는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한계기업 상황이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