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대 청구, 8년 만에 마무리
법무부가 9월 28일 스위스 승강기업체 쉰들러 홀딩 아게가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정부가 최종 승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쉰들러가 중재판정에 불복해 파리 항소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약 3250억 원 규모의 배상 청구를 전부 기각한 판정이 그대로 확정된 겁니다. 2018년 제기된 사건이 8년 만에 정부의 완승으로 끝난 셈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배구조가 쟁점
분쟁의 뿌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배구조였습니다. 쉰들러는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진행된 유상증자와 콜옵션 양도가 회사의 경영상 필요가 아니라 계열사 지배권 유지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2대 주주로서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조사와 감독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는 겁니다. 초기 청구액은 약 5000억 원이었지만, 공방을 거치며 3250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반대로 정부는 규제당국의 조치가 합법적 권한 범위 안에서 이뤄졌다고 맞섰습니다. 중재판정부는 정부의 손을 들어주며 조치가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고 권한 남용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쉰들러의 모든 배상 청구가 만장일치로 기각됐습니다.
소송비용 96억 환수
정부는 소송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도 돌려받았습니다. 중재판정부는 약 96억 원의 소송비용을 쉰들러가 부담하도록 명령했고, 정부는 판정 선고 약 한 달 만인 4월 15일 전액을 환수했습니다. ISDS 사건에서 청구인으로부터 소송비용을 되돌려받은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환수금은 국고에 귀속될 예정입니다.
법무부는 앞으로 국제투자분쟁에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국익을 지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ISDS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개별 사건의 승패를 떠나 대응 역량 자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