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의 파격이 법적 논란이 되다
지난 3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열린 미인대회 무대 위로 시선을 끄는 한 참가자가 등장했습니다. 19세의 메트미 히라냐는 길이 2.1m에 달하는 거대한 비단뱀을 목에 감은 채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요. 당연히 이 모습은 관객과 심사위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곧바로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사실 이 파격적인 무대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습니다. 조사 결과 히라냐는 대회 당일 북서부 푸탈람 지역에서 약 12만 원을 지불하고 비단뱀을 대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반납한 것으로 보아 일회성 공연용 소품으로 활용한 셈인데요. 이 과정에서 보호종인 비단뱀을 상업적 공연에 이용했다는 점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보호종을 전시한 대가
사건이 확산되자 스리랑카 야생동물보호국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고, 법원은 두 사람에게 각각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히라냐 본인에게는 약 25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고, 비단뱀을 빌려준 남성에게는 그 두 배인 약 50만 원의 벌금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보호종인 비단뱀을 오락 목적으로 이용한 행위가 동식물 보호 조례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해당 비단뱀은 사건 직후 안전하게 정글로 방사되었습니다. 스리랑카는 지난해 코끼리 불법 거래 사육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할 만큼 야생동물 보호 규정이 매우 엄격한 국가입니다. 이번 판결 역시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관광지에 남아있는 그림자
반면에 이번 사건은 스리랑카의 동물 보호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만을 담고 있습니다. 일부 관광지에서는 여전히 이국적인 동물을 전시하거나 사진 촬영 대가로 돈을 받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야생동물보호 당국은 최근 콜롬보에서 파충류를 전시한 남성 3명을 추가로 기소하며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미인대회 참가자의 의도가 단순히 주목을 끌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은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생태적 가치가 있는 보호종을 인간의 오락거리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 경계가 명확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스리랑카에서는 야생동물을 활용한 일회성 쇼나 SNS 콘텐츠 제작에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