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남긴 숫자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성적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9조 1,000억 원, 영업이익은 3,36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면서 컨센서스를 넘어섰는데요. 전기차 물량 보상금 약 3,000억 원이 한꺼번에 반영된 효과가 컸습니다.
다만 숫자를 뜯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가 전분기 대비 61% 늘어난 3,880억 원으로 추정된 반면,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524억 원 적자였습니다. 급격한 원화 강세로 환율이 내려가면서 영업이익이 약 800억 원 줄어든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ESS와 유럽이 만든 반전
그럼에도 하반기 실적을 끌어올릴 동력은 뚜렷합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이 전분기 대비 42% 급증했고, 올해 수주 목표 90GWh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하반기에 몰려 있어 대규모 계약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팩 병목 현상으로 부진했던 ESS 수익성도 4분기에는 병목이 풀리며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유럽 쪽 흐름도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주요 고객사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폴란드 공장 가동률이 2분기 50%대에서 3분기 60%대로 올라섰고, 4분기에는 손익분기점 달성도 가능하다는 관측입니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이 유럽에서 승인될 경우 소형전지 실적이 한층 더 밀어올려질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옵니다.
목표주가가 갈리는 이유
증권가의 시선은 엇갈립니다.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 48만 원과 매수의견을 유지하며, ESS 수주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는 시장의 오해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짚었습니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약 36.6%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계산입니다.
반대로 메리츠증권은 목표가 44만 원을 제시하며 한 발 물러섰습니다. 2026년 하반기에 업황 변곡점이 올 것이라는 큰 틀은 같지만, 비중국산 LFP 사업 확대와 미국 기반 ESS 재평가를 감안해도 속도는 더디다는 판단입니다. 최근 6개월 증권사 평균 목표가가 51만 9,571원인 점을 감안하면 두 곳 모두 보수적인 셈인데요. 연간 매출 32조 원대, 내년 43조 원대 성장 전망이 실제 수주로 확인될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