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기각에도 남은 쟁점들
서울중앙지법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수사가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에 대해 법리적으로 다투어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수사 경과와 이 전 비서관의 태도, 다른 재판 출석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도망이나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 덧붙여졌습니다.
이번 영장 청구는 권창영 특별검사가 이끄는 2차 종합특검팀이 채상병 사건 관련 피의자를 상대로 시도한 첫 신병 확보 시도였습니다. 특검 측은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 등 모든 요건이 충족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보 유출의 경로는 어땠나
이 전 비서관이 받고 있는 혐의는 2023년 9월 경북경찰청이 해병대 1사단을 압수수색할 계획을 미리 알고 이를 해병대 측에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특검팀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로 정보가 전달됐고, 이 전 비서관이 이를 국가안보실 관계자와 공유한 뒤 국방부를 거쳐 해병대사령부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전 비서관은 이 사건 외에도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한 기록을 국방부로 회수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이명현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했으나, 범죄 규명에 조력한 점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후 종합특검팀이 추가 수사에 나섰지만, 윗선의 지시 여부를 입증하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수사 기한과 남은 과제
영장 기각으로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을 고리로 윗선 지시 여부를 확인하려던 계획에 당분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수사 기한이 7월 24일에 종료된다는 점입니다. 출범 5개월 만에 첫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특검 수사가 사실상 빈손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특검팀은 수사 기한 연장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요청했고, 여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시킨 상태입니다. 30일 추가 연장이 가능해진다면 보완 수사를 이어갈 여력은 마련되겠지만, 법적 절차와 정치적 공방이 얽히면서 사건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채 상병 사망 3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유족의 요구와 국민적 관심은 계속되고 있어 수사 당국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