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요구권, 왜 이렇게 늘었나?
올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의 절반 가까운 49.3%가 계약갱신요구권(갱신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2.6%에서 16.7%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갱신권은 임차인이 계약 갱신 시 전월세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는 권리다. 갱신권 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전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임차인들이 신규 계약보다 재계약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서울 아파트 갱신 계약 비중은 41.7%로 작년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갱신권 행사가 늘어난 만큼 전월세 인상률은 다소 억제됐지만, 그럼에도 월세 부담은 오히려 더 커지는 역설이 나타났다.
월세 부담, 전세보다 더 무거워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은 누적 3.29% 상승해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3.06%)을 넘어섰다. 월세가 전세보다 더 많이 오른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 신규 월세 계약의 평균 월세액은 130만9,000원으로 작년 대비 16.3% 급등했고, 신규 전세 계약의 평균 보증금 상승률(10%)도 월세 상승폭에 미치지 못했다. 10·15 대책으로 갭투자가 차단되고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다. 전세 물량 감소로 월세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뛰었고, 기존 세입자들의 갱신권 행사도 공급 부족을 가중시켰다. 전세수급지수는 2021년 전세대란 수준에 근접했고, 장기전세주택 경쟁률이 70대1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 ‘똘똘한 한 채’ 양극화
매매 시장에서도 서울 아파트는 지역별 극단적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8.48% 상승하며 2006년(23.46%) 이후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상급지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20.52% 급등한 반면 중랑구는 0.76%에 그쳤다.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33억4,409만원)은 하위 20%(4억9,536만원)의 6.8배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공급 부족 속에서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압구정 현대3차 82㎡는 1년 새 19억3,000만원이 오르는 등 고가 아파트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내년에도 전세난과 월세 부담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평균 4.7%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월세 상승률도 이 수준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