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대표 명단에 오른 경쟁사 노조위원장
최근 카카오 노동조합의 교섭대표 명단에 네이버 노조위원장 이름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일각에서는 경쟁사인 네이버 노조가 카카오의 임금이나 단체협약 협상안을 확인하고 승인까지 하는 구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심지어 민감한 경영 정보가 경쟁사 노조 간부에게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산별노조의 운영 방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는 설명이 나왔습니다. 해당 인물은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이른바 화섬식품노조 산하 IT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카카오 노조의 교섭대표 권한을 행사한 것이며, 동시에 네이버지회장직을 맡고 있어 외형상 네이버 노조가 카카오 교섭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라고 합니다.
산별노조에서 흔한 운영 방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여러 IT 기업 노조를 아우르는 산별노조 산하 조직입니다. 이처럼 한 위원회가 여러 지회를 관리하는 방식은 IT업계뿐 아니라 금속노조나 보건의료노조 등 다른 산별노조에서도 오래전부터 운영해 온 보편적인 구조입니다. 교섭대표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지회 간부들이 권한을 분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인 셈입니다.
물론 법적으로 단체협약 체결권은 산별노조 위원장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교섭에서는 각 지회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교섭권을 위임받은 대표가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카카오 노조 교섭에 IT위원장이 참여한 것은 전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최종 결정권은 해당 지회 조합원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협상안의 최종 승인 권한입니다. 교섭 결과는 반드시 해당 지회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를 거쳐 가결되어야 비로소 최종 체결됩니다. 다시 말해 카카오 노조의 단체협약은 카카오 조합원들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며, 교섭대표 명단에 누가 올라가 있든 최종 결정권은 해당 기업 조합원에게 있다는 의미입니다.
경영 기밀 유출 우려와 관련해서도 선을 그었습니다. 교섭 테이블에서 어떤 정보를 공개할지는 전적으로 사측이 결정할 문제이며, 교섭위원이 공유하는 정보는 원칙적으로 조합원 전체에 공개되는 내용입니다. 사측이 민감한 정보는 숨기고 공개할 범위만 조절하면 되는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카카오지회는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계열사들과 공동 쟁의행위를 진행 중입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산별노조의 교섭 구조에 대한 이해가 좀 더 확산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