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조 유출의 구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 이탈이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2021년부터 최근 5년간 해외로 이동한 가상자산이 약 700조원으로 추산됐는데요.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누적 이동액이지 순유출액과는 다르다며, 지난해 약 168조원, 올해는 77조원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원인은 규제 공백과 투자 수요의 해외 이동입니다. 국내에서는 파생상품과 법인 투자가 제한된 반면, 해외에서는 무기한 선물과 탈중앙화금융, 예측시장이 활발합니다. 하이퍼리퀴드의 월 거래대금은 약 7조4000억원으로 국내 주요 5대 거래소를 웃돌았고, 해외 거래소 수수료만 지난해 약 5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세보다 먼저 풀 숙제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쟁도 뜨겁습니다. 현행 소득세법은 연간 25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적용합니다. 전문가들은 손실 이월공제가 없어 같은 총이익에도 세부담이 달라지고, 스테이킹과 렌딩, 에어드롭을 현행법으로 포괄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세원 포착이 어렵고 파생상품 과세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는 점도 쟁점입니다. 재정경제부는 바뀐 시장 환경과 업계 의견을 고려해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본법도 없이 과세하는 것은 염치가 없다며 준비 기간을 정한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본법과 시장 선택 이유
금융위원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제화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나윤 가상자산과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유통과 지급결제를 위해 전자금융거래법 등 기존 법령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라이선스와 이용자 보호, 공시 체계를 법안에 담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쟁점은 과세 시점만이 아니라 국내 시장이 투자자와 기업을 붙잡을 수 있는지입니다. 업계는 법인 계좌의 단계적 허용과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한 파생상품 제도권 수용을 제안합니다. 과세 유예 여부는 이달 중 결정될 전망인데, 기본법과 인프라 정비 순서가 핵심 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