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무대서 맞퇴장
2026년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는 미·이란 갈등의 현장이 됐습니다.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우리는 테러의 희생자"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맹비난하자 미국 대표단이 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와 전멸 중 하나를 택하라"며 이란을 '중동의 불량배'로 지칭하자 이란 대표단 전원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양측이 상대 정상의 연설마다 맞퇴장으로 응수한 겁니다. 실시간 중계 화면에 담긴 이 장면은 7개월째 이어지는 무력 충돌의 긴장감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장외에서 이어진 3시간
반전은 회의장 밖에서 일어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특사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약 3시간 회담했다고 깜짝 발표했습니다. 스위스 종전 회담 이후 3개월 만의 접촉이었고, 트럼프는 "아주 좋고 매우 생산적인 회의"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진 건 카타르의 중재였습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카타르 중재자들을 통해 미국과 메시지를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내건 조건은 해상 봉쇄와 경제 테러 중단,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 동결 자산 반환, 호르무즈 해협 항로 보장 등입니다. 모센 레자에이 이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조건 충족 때까지 해협을 계속 폐쇄하겠다며 "단계적 접근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남은 변수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직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대화 의사를 열어뒀고, 이란 역시 "군사력에 굴복하지 않겠지만 외교는 믿는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핵 문제를 두고도 이란은 핵폭탄이 아니라 핵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물론 변수는 적지 않습니다.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은 미국이 사우디를 지원하면 핵심 자산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했고, 미국은 이란 항공사에 2차 제재를 예고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정상회담에서도 이란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입니다. 종전 기대감에 출렁이던 국제유가는 회담 이후 다시 100달러 선을 향해 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