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정전' 합의, 말뿐이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합의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당사국들은 실제 중단 합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흘 뒤인 9월 17일 밤, 러시아는 키이우와 오데사 등에 미사일과 드론 157대를 쏟아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131대를 격추했지만 키이우 동부의 수도 공급이 끊기고 오데사 기반 시설이 손상되는 등 최소 22명이 다쳤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야로슬라블 정유공장을 드론으로 타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두 번째 정유시설 공격입니다.
겨냥된 건 민간 교통망
러시아의 공격은 에너지 시설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최근엔 버스와 열차가 집중 표적입니다. 16일 남부 니코폴 인근에서 여객버스가 드론 공격을 받아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같은 날 미콜라이우에서는 여객열차가 세 차례 공격받아 168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지난 12일 폴란드 국경 인근 코벨에서는 바르샤바행 여객열차 기관차가 공습으로 파손됐습니다. 당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와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가 탄 열차가 같은 구간을 지나 표적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영공이 막힌 뒤 철도가 병력과 무기 수송, 민간인 대피의 핵심 통로가 됐기 때문입니다. 기반 시설이 부서지면 군사 이동과 경제 활동이 동시에 흔들립니다. 우크라이나 철도 당국에 따르면 공격받은 철도 시설은 842곳에서 1,700곳까지 늘었습니다.
제재 강화 요구 커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군사적 논리가 없다며 잔혹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도 철도망을 노리는 건 민간인을 사냥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과 유럽에 대러 제재 강화를 거듭 요청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대가 우크라이나의 방산 공장과 에너지, 교통 기반 시설을 공격했고 밤사이 드론 641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전 합의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을지가 최대 쟁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