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에이전트, 숫자로 증명되다
SK텔레콤 직원들이 직접 만든 업무용 AI 에이전트가 올해 5000개를 넘어섰습니다. 회사가 추진해온 '1인 1에이전트' 정책의 결과물인데요. 에이닷 비즈와 폴라리스, 플레이그라운드 같은 사내 개발 플랫폼을 열어두고 단계별 교육을 붙인 덕분에 개발자만의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기획자와 영업, 네트워크 운영 인력까지 각자 업무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눈길을 끄는 건 규모보다 방향입니다. AI 도입을 외부 솔루션 구매로 해결하는 대신, 현업이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직접 조립하는 쪽을 택한 셈입니다.
현장에서 나온 다섯 개의 답
그 성과를 겨루는 자리가 사내 경연대회 'AX 스파크'입니다. 지난 8월부터 석 달 동안 173건이 출품됐고, 매월 예선을 거쳐 추린 20건 가운데 사내외 심사와 임직원 투표를 합쳐 최종 5개 팀이 파이널 무대에 올랐습니다.
후보작들은 대체로 실무의 번거로운 일을 겨냥합니다. 네트워크센터의 파일론은 전국 18만여 개 통신설비의 전기 사용량과 요금을 분석하고, AT/DT센터의 아틀라스는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운영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멀티 에이전트 플랫폼입니다. 에이닷사업담당은 AI 응답 품질을 평가하고 오답 원인과 개선 우선순위를 짚는 AUTO LLM JUDGE와 고객 응대부터 장애 대응까지 맡는 운영 에이전트를 내놨습니다. 통합보안센터의 M-TripleA는 스마트폰 악성 앱을 분석해 공격 서버를 추적합니다. 거창한 실험실 프로젝트가 아니라, 당장 오늘의 업무 시간을 줄여주는 도구들이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확산이 남은 숙제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AI를 단순히 업무에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조직 생산성과 회사 경쟁력을 끌어올리도록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회사는 수상작을 중심으로 우수 사례를 전사에 퍼뜨릴 계획입니다. 다만 5000개라는 양적 성과가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만들어진 에이전트 가운데 얼마나 꾸준히 쓰이고, 또 성과로 검증되는지가 다음 단계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사내 데이터와 보안 기준을 지키면서 자동화 범위를 넓히는 일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