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발언이 불러온 현장의 반발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이 KTV 유튜브 채널에서 밝힌 항만공사 통합 추진 방향이 큰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인천·부산·울산·여수광양 등 전국 4대 항만공사 노동조합은 재경부 앞에서 기자회견과 피켓 시위를 열고 강력하게 반발했는데요. 노조는 이 발언에 대해 '팩트가 빠졌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항만별 특수성과 지역 자율성을 무시한 물리적 통합은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현장에서는 이 통합 추진이 항만공사 제도 도입 당시 지역 분권과 책임성 강화라는 취지에 역행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통합 방침 발표 전 국회와의 사전 협의도 없었고, 현장 의견 수렴 절차도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항마다 다른 숙제, 하나로 묶일 수 있나
노조가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각 항만이 지닌 고유한 특성입니다. 부산은 컨테이너와 환적이 중심이고, 울산은 액체화물과 에너지를, 광양은 벌크와 철강원료를, 인천은 수도권 관문 및 대중국 교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각 항만이 취급하는 화물과 배후 산업이 워낙 달라 물리적 통합이 오히려 전문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주된 걱정입니다.
더불어 의사결정 권한이 하나의 기관으로 집중될 경우, 지역 항만공사는 현장의 책임만 떠안고 결정권은 갖지 못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항만공사 제도가 추구했던 지역의 책임성과 자율성이 사실상 빈 껍데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노조는 오히려 물리적 통합보다 항만별 전문성을 살린 협력 체계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선 통합 후 검증 논란과 남은 과제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조는 2011년 국토해양부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며, 통합 시 오히려 효율성이 낮아지고 기존 항만공사들의 효율성마저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간 절감 효과도 약 50억 원 수준으로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노조는 객관적 근거 없이 통합부터 결정하고 뒤늦게 효과를 찾는 '선통합 후검증' 방식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통합 후 조직 구조 역시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지점입니다. 핵심 권한이 통합본사로 넘어가면 지역 공사는 '권한 없는 책임'만 지는 지사가 되고, 권한이 그대로 남는다면 굳이 추가 본사를 두는 '옥상옥'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노조는 정부가 통합 추진의 근거가 된 국민 편익 분석 자료와 지역 항만 경쟁력 훼손을 막을 구체적인 보완책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와 노조 간의 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