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시간의 참극
경기 파주의 한 카페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영하 20도로 설정된 이동식 컨테이너 냉동창고에서 나온 피해자는 무려 27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현장에서는 액면가 500억 원 상당의 위조 백화점 상품권이 함께 발견됐습니다.
피의자는 이 카페를 운영하던 39세 신 모 씨입니다. 1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던 그는 정교하게 위조된 상품권을 팔아 거액을 챙기려 했고, 거래 과정에서 위조 사실이 드러날 경우를 대비해 미리 냉동창고를 준비했습니다. 참혹한 결과를 낳은 범행의 출발점은 거액의 채무와 위조 상품권이었던 셈입니다.
치밀하게 준비된 범행
수사 결과를 보면 이번 사건은 우발적이지 않습니다. 신 씨는 지난 7월 중순부터 냉동창고 준비를 시작해 8월 3일 대여 문의를 했고,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자신의 카페에 직접 창고를 설치했습니다. 감금을 염두에 둔 사전 준비였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피해자를 끌어들인 방식도 계획적이었습니다. 신 씨는 상품권 매도자를 가장한 뒤 브로커에게 여성 검증인이 와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이에 브로커의 지인인 60대 여성이 파주까지 오게 됐습니다. 피해자는 자신이 어떤 일에 휘말렸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현장에 들어섰습니다.
경찰은 신 씨가 범행 전 인공지능 챗봇에 냉동창고에 사람을 가두면 어떻게 되는지 검색한 기록과 피해자 휴대전화를 조작한 정황도 확보했습니다. 다만 신 씨는 감금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처음부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와 남은 의문
경찰은 신 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영하의 창고를 미리 설치했고, 감금 직후에도 현장을 오간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했다는 겁니다.
신 씨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구속 송치됐습니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 살해에 직접 가담한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위조 상품권 거래에 관여한 브로커는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돼 공모 여부가 조사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살해 동기와 위조 상품권 유통 경로를 추가로 규명한 뒤 기소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