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뉴진스를 캐스팅했나
쏘스뮤직이 법정에 제출한 증거들이 논란의 핵심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뉴진스 멤버 다니엘과 해린의 계약 체결 당시 영상에는 멤버 어머니들이 쏘스뮤직과의 계약 조건을 논의하는 모습이 담겨있는데요, 이는 민희진 전 대표의 '직접 캐스팅'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특히 해린의 어머니는 "쏘스뮤직 담당자가 안양까지 와서 만나줘서 놀랐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캐스팅 과정에서 쏘스뮤직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쏘스뮤직은 민희진 전 대표가 뉴진스 멤버 선발 과정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민지의 경우 민 전 대표 입사 전부터 쏘스뮤직 연습생이었고, 하니는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었으며, 혜인은 소성진 대표의 직접 설득으로 합류했다는 사실을 증거와 함께 제시했습니다.
브랜딩 주체성 둘러싼 논쟁
민희진 측은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반박에 나섰습니다. 민 전 대표 측은 "캐스팅의 본질은 단순한 인원 선발이 아니라 그룹의 콘셉트와 방향성을 설정하는 브랜딩 작업"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멤버들의 최종 선정과 역할 부여, 뉴진스라는 브랜드의 완성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라는 겁니다. 이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2019년 하이브 CBO로 합류한 이후 '하이브 첫 걸그룹'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뉴진스의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하이브가 르세라핌(S팀)을 먼저 데뷔시키기로 계획을 변경한 것은 명백한 약속 위반이라는 입장입니다. 민 측은 방시혁 의장이 2019년부터 민 전 대표를 하이브 첫 걸그룹의 디렉팅 담당자로 홍보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데뷔 순서 변경이 모든 갈등의 시작점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충격적인 증거와 반박
쏘스뮤직이 제출한 2021년 7월 슬랙 대화록에서는 민희진 전 대표가 "뉴진스를 M레이블의 첫 번째 팀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밝힌 내용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민 전 대표가 오히려 뉴진스가 르세라핌보다 뒤에 데뷔하기를 희망했다는 점을 보여주는데요, 이는 그동안 민 측이 주장해온 '하이브 최초 걸그룹 데뷔 약속'과 상반되는 주장입니다. 또한 쏘스뮤직은 민 전 대표의 '양아치' 발언으로 인해 회사 이미지와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민희진 측은 이에 대해 "너네 양아치냐?"라는 질문과 "너는 양아치다"라는 단정은 다르다는 해명으로 맞섰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쏘스뮤직을 양아치라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뉴진스가 데뷔 결정 후 6개월 이상 방치되었다는 주장에도, 이는 멤버 부모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습니다.
복잡해진 법적 다툼의 향방
이 소송은 단순한 명예훼손 논쟁을 넘어 K팝 산업의 복잡한 생산 구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연습생 발굴과 계약 체결이라는 물리적 과정을 증거로 내세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창의적 브랜딩과 콘셉트 개발이라는 무형의 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법원의 판단이 K팝 산업에서 '제작자'의 역할과 권리를 어떻게 규정할지 주목됩니다.
다가오는 12월 19일 변론에서는 이 같은 쟁점들이 더욱 구체적으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아울러 빌리프랩이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20억원 손해배상 소송과도 연계되어 더욱 복잡한 법적 구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K팝 역사에 남을 이 법정 공방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이 아닌, 음악 산업 내 창작자 권리와 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