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둔화에 달러 약세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3원 내린 1,484.7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5월 12일 1,474.8원 이후 약 두 달 만의 낮은 수준입니다. 이번 하락의 출발점은 미국 물가 지표였습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5%를 기록하며 5월의 4.2%와 전문가 예상치인 3.8%를 모두 밑돌았습니다. 근원 CPI 역시 2.6%로 5월의 2.9%보다 낮아지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확인됐고, 달러인덱스는 100선 안팎으로 내려왔습니다. 다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하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SK하이닉스 ADR이 끌어내린 환율
환율 하락의 또 다른 축은 SK하이닉스였습니다.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 ADR이 27% 넘게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 심리가 살아났고,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3,227억 원을 순매수하며 이틀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습니다.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265억 달러 가운데 일부가 원화로 환전되며 시장 내 달러 공급이 늘어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외환 시장은 하루 10억 달러씩 20~30거래일에 걸쳐 매도될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 물량은 일평균 현물 거래량의 약 10%에 달합니다. KB국민은행은 외국인 순매도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ADR 자금이 대거 유입된다면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안착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추가 하락을 가로막는 변수들
반면 신한은행은 265억 달러를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기 어렵다며 오히려 7월 중 원화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환율이 내려오자 수입업체들의 결제용 달러 매수와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 폭이 제한되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관 수수료 부과 계획을 철회하고 미-이란 협상 기대감이 커진 점도 환율에 우호적이지만, 이란 정부 측이 미군 공습으로 민간인 30명 이상 사망했다고 밝히는 등 지정학적 불씨는 남아 있습니다. 결국 환율이 1,4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을지는 SK하이닉스의 환전 속도와 미-이란 갈등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