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대표단 파견
이달 말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러시아가 대표단을 파견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라는 법적 제약으로 인해 이번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국제문제 담당 부총리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회의에 참여하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외교 무대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푸틴 대통령, ICC 체포영장 부담과 국제회의 불참 행보
푸틴 대통령의 이번 APEC 정상회의 불참은 국제 사회에서 그의 외교적 활동에 가해지는 제약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ICC는 푸틴 대통령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아동의 강제 이주 혐의 등과 관련하여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한국은 ICC의 회원국으로서, 푸틴 대통령이 한국에 입국할 경우 영장 집행에 협조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이와 같은 법적, 정치적 부담으로 인해 푸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해외 순방 및 국제회의에 직접 참석하기보다 화상 회의 등을 통해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 이번 경주 APEC 역시 이러한 패턴의 연장선상에 있다.
러시아, 대표단 파견으로 참여 의사 표명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APEC 정상회의에 대한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피력했다. 러시아 연방 관보에는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가 대표단장으로 참석하는 내용의 파견 명령서가 공개되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직접 이 같은 대표단 파견을 지시했다고 보도하며, 러시아가 다자간 경제 협력체인 APEC에서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고자 하는 점을 시사했다. 한국 정부는 APEC 의장국으로서 21개 회원국 정상 모두에게 정상회의 초청장을 정중히 발송하였으나, 푸틴 대통령의 직접 참석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러시아는 최고 지도자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부총리급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회의의 주요 논의 과정에 참여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한 및 APEC 행사 불참
한편, 이번 정상회의 기간과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도 예정되어 있어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기 이틀 전인 10월 29일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의 방한은 APEC 정상회의 참석과는 별개로 이루어지며, 정상회의 본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제 정상들이 한국을 찾지만, APEC 정상회의 자체의 틀 안에서 직접적으로 만나지는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