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시대 본격 개막
영국이 에너지 정책의 큰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북웨일스 앵글시섬 윌파에 소형모듈원자로(SMR) 3기를 건설하기로 확정하면서, 원자력 발전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됐습니다. 이번 결정은 기존 대형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서 벗어나 SMR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영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 프로젝트가 지역에 수십 년간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오랫동안 소외되었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영 원자력 협력의 균열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반응을 보인 건 미국입니다. 웨스팅하우스의 AP300 기술이 탈락하자 워런 스티븐스 주영 미국 대사는 "극도로 실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측은 이미 승인된 더 저렴하고 신속한 대안이 존재한다며 영국 정부의 결정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특히 웨스팅하우스는 영국에 대형 원전 건설을 제안했지만, 영국 정부는 자국 기업인 롤스로이스 컨소시엄의 SMR 기술을 선택하면서 양국 간 원자력 협력 관계에 새로운 장벽이 생겼습니다.
영국의 전략적 선택
영국이 왜 SMR에 주목했을까요?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기후변화부 장관은 "영국이 새로운 원자로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선언하며 이번 결정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들며, 규모에 맞춰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30년대 중반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약 4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최대 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3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글로벌 SMR 시장의 새 판
이번 결정은 단순한 원전 건설 사업을 넘어 글로벌 SMR 시장 경쟁 구도에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롤스로이스 컨소시엄의 기술이 채택되면서 영국은 SMR 기술 선도 국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SMR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했습니다. 영국 총리실은 미국 기업의 프로젝트 참여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며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자국 기술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영국 정부는 국영 기업 GB 에너지-원자력에 다른 지역에서도 대규모 원전 건설 부지를 찾도록 지시하는 등 원자력 발전 확대 정책을 지속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미·영 원자력 협력 관계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확실합니다. 스타머 총리가 최근 한국을 방문해 SMR 기술 협력을 논의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영국은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