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주주환원 경쟁
2026년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빅테크에 버금가는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규모를 약 9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공시했고,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계획을 밝혔는데요. 미국 엔비디아(55조원)와 애플(142조원)에 견줄 만한 수준입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배당금으로 30조원을 지급하고, 연말 배당금은 약 55조 1,000억원에서 75조 1,000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전액 배당 시 1년 보유 투자자는 1주당 최대 1만 6,750원을 받습니다. 두 기업 모두 잉여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환원 규모를 정하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삼성전자를 묶는 금산법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보다 현금 배당 위주 정책을 택한 데에는 금산법이 자리합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이미 보통주를 10% 가까이 보유해,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수가 줄면 이들의 지분율이 법적 한도 10%를 넘게 되는데요. 결국 소각 효과가 상쇄됩니다.
고배당에 따른 금융소득 종합과세 부담은 과세특례로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다소 완화됐지만, 건강보험료 인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그래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방식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선주 소각이 대안으로
이런 가운데 라이프자산운용이 지난 14일 삼성전자에 2026년 주주환원 재원을 우선주 매입과 소각에 우선 배정하라는 주주서한을 보냈습니다. 우선주는 배당금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의결권이 없어 약 26.7% 낮게 거래돼, 같은 재원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우선주는 금산법상 지분 보유 제한을 받지 않아 금융계열사가 초과분을 매도할 필요도 없습니다. 제안이 나온 15일 삼성전자 우선주는 전날보다 2.02% 오른 18만 7,100원에 마감했습니다. AI 속도조절론으로 대부분의 반도체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상승세였습니다. 구체적 매입 방식은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