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전날 던져진 '무오류의 함정'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6월 2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을 향해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누구나 잘못할 수 있으며,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며 '무오류의 함정'에 빠지지 말 것을 강조했습니다. 검찰이 공익적 의무와 객관적 의무를 지닌 준사법기관으로서 막대한 권한을 가진 만큼, 그에 걸맞은 합당한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발언 직후 야권의 반발은 거셉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이 대놓고 재판 취소를 겁박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지방선거 이후 대통령의 범죄를 없애려는 공작 정치의 시작"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야권이 주목한 건 여권이 추진 중인 '조작기소 의혹 특검법'입니다. 해당 법안에는 특검이 재판 중인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청와대 "원론적 철학 표현" vs 야권 "범죄 없애기 시동"
청와대는 야권의 해석이 과도하다는 입장입니다. 권한이 큰 기관일수록 그에 걸맞은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국정 운영의 일관된 철학을 밝힌 것일 뿐이라는 설명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이나 사안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검찰의 무리한 항소나 국가폭력 범죄 등에 대한 원론적 언급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발언의 시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는 "선거 종료 후 대통령 본인 사건의 공소 취소를 밀어붙이기 위해 밑밥을 까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힘든 오만하고 위험천만한 발언"이라는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특검법 재추진과 사법 리스크 공방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조작기소 특검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달 청와대의 속도 조절 요청으로 중단되었던 이 법안이 지방선거 이후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해당 특검법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장동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등 검찰의 조작 사건에 대해 공소 취소는 당연한 조치라는 청와대의 입장을 보인 바 있습니다. 사법 투명성 강화를 위해 법원이 하급심의 미확정 판결문까지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촉발된 이번 공방은 향후 특검법 추진 과정에서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