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집행실에서 벌어진 전례 없는 상황
지난달 3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교도소에서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50)에 대한 사형 집행이 시도됐습니다. 하지만 치사량의 독극물을 두 차례나 투여받고도 파이크는 숨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현장을 지켜본 기자들은 두 번째 투여 후 약 40분 동안 파이크가 코를 고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첫 번째 펜토바르비탈 주사 후 파이크는 의식을 잃지 않고 교도관에게 팔의 감각이 정상인지 묻는 등 또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결국 집행은 중단된 채 파이크는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습니다. 약물이 실제로 체내에 투입된 뒤 사형수가 생존한 것은 미국 사형제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31년 전 그날의 사건
파이크의 범행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18세였던 파이크는 남자친구 타다릴 시프(17)와 함께 동급생 콜린 슬레머(19)를 녹스빌의 숲으로 유인해 흉기와 돌로 살해했습니다. 피해자 시신에는 사탄 숭배를 상징하는 오각별이 새겨져 있어 사건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나이가 어린 시프는 종신형을, 범행에 가담하고 유리한 증언을 한 또 다른 소녀는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반면 파이크만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파이크 측은 오랜 복역 기간 동안 양극성 장애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 어린 시절 성적 학대 피해 사실을 근거로 감형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남은 절차와 쟁점
집행 직전 제6연방순회항소법원은 파이크의 성장기 학대 주장이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며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이를 뒤집으면서 집행이 강행됐고, 결과적으로 전례 없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변호인단은 집행 과정에서 파이크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며 수정헌법이 금지한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테네시 교정당국은 규정된 절차를 준수했다는 입장이지만, 두 번째 투여 후에도 생존했을 때의 대응 지침은 마련돼 있지 않았습니다. 빌 리 주지사는 외부 조사팀을 투입하고 연말까지 남은 사형 집행을 보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