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카메라가 전쟁의 눈으로
이스라엘 양계장 농부가 스마트폰으로 닭 상태를 확인하려다 화면이 아랍어로 바뀐 일이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해커가 중국산 웹캠을 장악해 레바논 국경의 이스라엘 보안군 움직임을 감시해 온 겁니다. 평범한 민간 카메라가 현대전 정보 수집 도구로 쓰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민간 CCTV와 웹캠이 해킹을 통해 병력과 군사시설 움직임을 추적하고 공격 표적을 찾는다고 보도했습니다.
해킹 사례와 확산되는 위협
크림반도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해커 조직 팀 원피스트가 2022년 말 세바스토폴 고층 건물 카메라를 장악해 러시아 헬기와 방공시스템을 관찰했습니다. 이후 공항 인근 공군 기지를 찾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도왔습니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란 최고지도자 암살 전 테헤란 교통 카메라망에 침투해 경호원들의 주차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반대로 이란 연계 해커는 이스라엘 군사시설 주변 250대 이상의 카메라를 침입해 정보를 얻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민간 감시 장치가 양측 정보전의 핵심 자산이 된 셈입니다.
전 세계 인터넷 연결 카메라는 약 12억 대로 추산되며, 우크라이나에 설치된 대다수 카메라가 중국 하이크비전과 다후아 제품입니다. 해커들은 취약한 비밀번호와 보안 업데이트가 안 된 기기를 노립니다.
AI와 심리전, 그리고 남은 과제
AI 기반 영상 분석은 해커와 정보기관이 정찰과 공격 목표 설정을 훨씬 효율적으로 하게 만듭니다. 수많은 카메라 침입을 자동화하고 방대한 영상을 빠르게 분석해 카메라를 정찰기와 현장 첩보원 역할의 일부로 대체하는 겁니다. 기술 발전이 공격의 속도와 규모를 키우고 있는 셈입니다.
카메라 해킹은 심리전 도구로도 활용됩니다. 탈취한 영상을 공개해 상대국 국민에게 일상까지 감시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주는 식입니다.
네덜란드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유럽 각국 카메라를 해킹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무기 수송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민간 카메라 보안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시대, 개인과 기업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