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닥터나우 방지법'과 업계의 반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이 의료·테크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약사법 개정안인데요,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업을 겸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벤처기업협회를 중심으로 한 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현행 법만으로도 충분히 불공정 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데, 사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협회의 주장은 명확합니다. 문제가 되는 특정 행위, 예를 들어 플랫폼이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환자를 유인하거나 알선하는 행위, 혹은 의약품 도매업자의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기존 규정으로도 제재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사업 모델 전체를 봉쇄하기보다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에 맞춰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사후 규제' 중심의 접근이 더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금지법'에 대한 우려와 대안 제시
이번 논쟁의 핵심은 정부와 국회의 입법 접근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벤처기업협회는 닥터나우와 같은 플랫폼의 운영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현재의 개정안 방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들은 만약 플랫폼이 도매업을 하지 않는 '순수한 비대면진료 중개업자'라면, 기존 약사법에 해당 업종을 추가하여 리베이트 등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즉, '사업 금지'라는 과도한 규제보다는 '행위 규제'라는 덜 침해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을 보호하려는 차원을 넘어, 혁신적인 사업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원천 차단하는 '금지법'식 접근이 한국 산업의 혁신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더 넓은 우려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협회는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선택지를 제공하는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규제의 균형점, 어디에 있을까
이번 사태는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정부 규제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한편에서는 무분별한 확장을 방지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지나친 규제가 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걱정이 공존하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는 일입니다.
현재 운영 중인 플랫폼의 특정 불공정 행위를 차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그것이 사업 전체의 문을 닫는 유일한 해법일지는 의문입니다. 규제의 목적이 '나쁜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면, '혁신적인 사업' 자체를 억압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앞으로 국회 논의를 통해 이 복잡한 문제에 대한 보다 세밀하고 실용적인 해법이 모색될지 주목됩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유연하면서도 책임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