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테이블과 공격 버튼 사이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이 카타르 도하에서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제재 해제와 역내 미군 감축, 동결 자산 반환 등 조건이 받아들여지면 호르무즈 해협을 이틀 안에 열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의가 순조롭다면서도 최종 결론은 미국의 답변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반대편의 압박도 거세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표적 한두 곳을 10분이면 처리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타격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핵 프로그램 포기와 해협 즉각 재개방 없이는 합의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은 항공모함까지 추가 전개하며 군사적 선택지를 열어둔 상태입니다.
이란의 맞대응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휘관들에게 지리적 제한 없이 대응하라고 지시했고, 군은 중동 밖 미군 자산까지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쟁이 재개되면 핵무기 금지 원칙을 폐기할 수 있다는 시사도 나왔습니다.
이스라엘의 다른 셈법
협상 국면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건 이스라엘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중간선거 직후 이란 타격을 재개하자고 요구했습니다. 협상이 길어지면 이란 압박이 풀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죠.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시간을 더 주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처지도 녹록지 않습니다. 총선에서 리쿠드당이 제1당이 됐지만 친네타냐후 진영은 120석 중 53석에 그쳤습니다. 야권과 아랍계 정당은 67석을 확보하고 연립정부 구성에 들어갔습니다.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는 네타냐후 체제를 조속히 끝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걸프의 불안, 남은 불씨
전쟁의 파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건 걸프 국가들입니다. 개전 이후 이란은 걸프 지역에 미사일과 드론 수천 기를 쏟아냈고 석유 시설과 공항이 공격받았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사우디 경제가 3.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고,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완전히 닫힌 건 아닙니다.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 안보 책임자에게 서한을 보냈고, 이란은 미국의 어조가 바뀌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중재 채널도 여전히 가동 중입니다. 다만 이란은 동결 자금 반환 등 7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중간선거 이후 어느 쪽이 먼저 움직이느냐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