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쿼터, 커진 우려
유럽연합이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합니다. 기존 WTO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하는 관세할당제도(TRQ)가 도입되는데요. 전체 무관세 수입 물량이 기존 3,382만 톤에서 1,835만 톤으로 약 46% 줄어들고,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관세가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오릅니다. 한국으로서는 수출의 핵심 거점인 EU 시장에서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지난해 한국은 EU에 324만 톤의 철강을 수출했고, 자동차와 조선, 건설 산업의 공급망 안정이 철강 산업에 달려 있다는 점도 부담을 키웁니다. 정부는 이 문제를 국가 경제의 중추이자 핵심 기간산업으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정상회담이 가져온 돌파구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EU 정상회담에서 직접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한국이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우리 기업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우호적인 고려를 강력히 요청한 겁니다. 당연히 협상은 협상가들의 치열한 교섭을 거쳤는데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통상교섭본부장과 EU 통상집행위원 간 집중적인 협상을 통해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밝혔습니다. 타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결과는 이달 말에서 7월 1일 사이에 공표될 전망입니다.
철강 넘어선 경제안보 동맹
이번 순방은 철강 문제를 넘어 한-EU 협력의 폭을 넓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양측은 반도체 공동 연구, 방산 협력, CBAM 대응 등 경제안보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EU 측은 유럽 방위 산업 발전에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평가했고, 한국은 CBAM 검증기관 포함과 산업가속화법상 동등한 처우를 요청했습니다. 이탈리아와는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첨단산업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가 최근 초감가상각제도의 적용 대상을 EU산으로 한정하려던 요건을 폐지한 것도 우리 기업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김용범 실장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연결하는 '프로젝트 트리니티'를 통해 한국을 AI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