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44명 배출한 일반고의 비결
화성시에 위치한 화성고등학교가 올해 서울대 합격자 44명을 배출하며 전국 일반고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 학교는 약 20년 전부터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했는데요. 특히 기숙사 생활에서는 취침 시간까지 휴대전화를 반납하게 해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그 결과 44명 중 37명이 고3 재학생일 정도로 높은 학업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이처럼 스마트폰 없는 학교 환경이 최상위권 대학 진학률과 직결됐다는 분석이 교육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1호 정책으로 '폰프리 스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업 중 사용 제한을 넘어, 수업 시간 외 소지와 사용까지 규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인데요. 화성고 외에도 삼괴고등학교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이 정책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강제가 아닌 합의로 자리 잡은 규칙
삼괴고는 약 8년 전 사생활 침해 문제를 계기로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한 대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그 결과 등교 시 휴대전화를 맡기고 하교 후 돌려받는 방식에 자발적으로 합의했는데요. 규정 위반 시 벌칙까지 학생들이 직접 정하면서 수업과 자율학습 집중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 학교는 서울대 6명과 연세대, 고려대에 각각 7~8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화성고 역시 초기에는 학생 권리 침해라는 반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승일 전 교장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설득하고 숙의를 거치는 과정이 있었고, 이를 통해 제도가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안 교육감 역시 강제적 일괄 적용이 아닌, 학교 구성원 간의 자율적 논의를 전제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학생들이 직접 규칙을 만들고 동의할 때 제도의 실효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디지털 단절이 학업에 미치는 영향
스마트폰과 단절된 환경이 입시 성공의 열쇠라는 인식은 이미 상류층 사이에서도 퍼져 있었습니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의 아들은 서울대 합격 비결로 3년간의 스마트폰 및 게임 단절을 꼽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뇌의 전두엽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반면 사용을 제한하면 짧은 시간의 집중만으로도 학습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 금지 자체가 성적 향상의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좋은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 습관을 기르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안 교육감은 베스트셀러 '불안세대'의 저자인 조너슨 하이트 교수를 경기도교육청에 초청해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인데요. 디지털 시대에 학교가 어떤 학습 환경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