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인한 여객선 좌초, 안전불감증에 다시 던져진 물음

vY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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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1일 오후 2:04

발행: 2025년 11월 21일 오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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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좌초 사고는 일등항해사의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항로 이탈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같은 선사 소속 여객선이 한 달 사이 잇따라 사고를 내면서 해상 교통망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사고 이후 온라인에서는 지역 비하와 악성 댓글이 확산되며 2차 가해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경은 항해사와 조타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관제센터의 역할도 조사 중이다.

휴대전화 보다가 놓친 방향 전환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267명을 태운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 족도에 좌초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원인은 놀랍게도 일등항해사가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다가 방향 전환 시점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협수로인 사고 해역에서는 수동 운항이 필수적인데도 자동항법장치로 항해를 계속한 게 결정적 실수였습니다. 해경은 일등항해사와 조타수를 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했고, 선장도 선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될 예정입니다.

다행히 탑승자 267명 전원은 해경의 신속한 대응으로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어지럼증과 통증을 호소한 30명은 치료를 받았지만 모두 퇴원했는데요. 한 승객은 "한참 뒤 안내 방송엔 '기다려달라' 말만... 세월호 떠올라 무서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11년 전의 아픈 기억이 다시 살아나면서 승객들에게 큰 정신적 충격을 안겼습니다.

잇따른 사고에 흔들리는 해상 교통망

이번 사고로 씨월드고속훼리는 한 달 사이 두 번째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지난달 18일에는 같은 선사 소속 산타모니카호가 추자도 부두 접안 중 추진기 버킷이 파손되는 사고를 냈는데요. 국내 수리가 불가능해 내년 1월까지 운항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퀸제누비아2호도 선체 파손으로 최소 3개월간 수리가 필요해, 씨월드고속훼리가 운항하던 3척의 여객선 중 2척이 동시에 운항 중단된 셈입니다.

이로 인해 전남과 제주를 잇는 해상 교통망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됩니다. 최근 여수∼제주, 해남 우수영∼제주 항로도 중단된 상태에서 이번 사고까지 겹치면서 해상 이동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해양수산부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사고 선박들의 수리 상황을 주시하며 해상교통망 유지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이용자들의 불편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사고 뒤따르는 악성 댓글의 그림자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온라인에서는 지역 비하와 악성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염전노예 신안, 이번엔 어떤 걸 묻으려고"라는 비아냥부터 "자작극", "좌파 공작" 같은 근거 없는 주장까지 다양한 악플이 확산되었는데요. 탑승자 전원이 무사히 구조된 긍정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논쟁과 지역 감정을 자극하는 댓글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참사 때도 반복되던 패턴입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3년간 2차 가해 신고 건수가 166건에 달했고, 제주항공 참사 때는 65명이 2차 가해 행위로 검거된 바 있습니다. 익명성을 배경으로 한 이런 악성 댓글들은 피해자들에게 두 번째 상처를 안기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안전관리 시스템의 근본적 결함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 과실을 넘어 시스템적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사고 당시 여객선의 항로 이탈을 제때 인지하지 못했는데요. 관제사 1명이 사고 해역의 배 5척을 모두 감시해야 했던 상황에서 철저한 관제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해경은 현재 관제센터의 CCTV 분석을 통해 관제 업무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씨월드고속훼리는 사고 20여 시간 만에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안전 관리 체계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승객들의 안전 의식은 성숙했지만, 여객선 종사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11년이 지났어도 해상 안전 문화가 근본적으로改善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편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포스코 포항제철소 가스 누출 사고까지 최근 잇따르는 안전사고는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의식이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경은 이번 여객선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과연 이번 사고가 진정한 변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