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졌던 과거가 드러나는 순간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대한축구협회가 외국인 심판들에게 조직적으로 성접대를 제공한 사실이 국회 청문회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법인카드를 이용해 안마시술소와 유흥업소에서 비용을 결제했는데, 사원부터 부회장까지 공식 결재라인을 거쳤다는 점에서 단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 관행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간 월드컵 및 올림픽 예선 등 7경기에서 대표팀이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은 기록이 남아 있어 경기 공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는데요. 당연히 축구 팬들은 큰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이미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드러났으나, 당시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묻혔습니다. 이로 인해 협회 조직문화를 투명하게 개선할 기회를 놓쳤고, 비슷한 부패의 관행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이 그대로 남게 된 겁니다.
사과문 너머 드러난 책임 회피 논란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대한축구협회는 공식 사과문을 올렸는데요. 하지만 "십수 년 전의 일이라 내부 구성원들도 몰랐다"는 표현이 오히려 변명으로 들린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을 핑계 삼은 모양새가 팬들과 여론의 공분을 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국가대표 선수들의 성과를 모욕하고 국민의 신뢰를 짓밟은 타락한 뒷거래로 규정하며 협회의 철저한 쇄신과 국민에 대한 사죄를 촉구했습니다.
물론 2013년 정몽규 전 회장이 취임하면서 법인카드 실명제와 클린카드를 도입해 유흥업소 사용을 전면 차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하지만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임생 전 기술본부장이 투명성을 강조하다 수뇌부 지시였다고 말을 바꾼 사례, 그리고 경찰 압수수색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축구협회 조직문화의 신뢰 회복이 여전히 요원하다는 방증입니다.
국제적 망신과 남은 과제
이번 파문은 일본과 중동, 중앙아시아 심판들이 연루되면서 국제적인 관심사로 번졌습니다. 외신들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마저 다시 의혹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국가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는데요.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윤리강령 시효가 이미 지난 데다 해당 심판들 대부분이 은퇴했기 때문에 징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집니다.
물론 징계가 없다고 해서 이번 일이 그냥 지나갈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인 책임 소재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없이는 사과문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도 협회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