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초고층 논란, 서울시 '영어 몰라' 변명에 유네스코 권고 외면

한v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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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14일 오후 2:09

발행: 2025년 11월 14일 오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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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유네스코의 종묘 보존 권고를 '영어 문서라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된 종묘 일대에서 진행되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의 고층화 계획과 맞물려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 개발 정책의 충돌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권고를 무시한 서울시

서울시가 유네스코의 종묘 보존 권고를 담은 외교문서를 '영어라서 의미를 몰랐다'는 황당한 이유로 사실상 외면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유네스코 자문기관인 이코모스의 검토보고서를 바탕으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이 종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지만, 서울시는 번역문을 요구하며 대응을 미뤘습니다. 결국 서울시는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예정지의 최고 건물 높이를 141.9m까지 높이는 계획을 고시하며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한 셈이 됐죠.

세계유산지구 지정과 영향평가 의무화

이러한 상황에서 종묘 일대가 공식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되면서 논란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총면적 19.4ha에 달하는 이 구역 지정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시행하기 위한 필수 절차였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개발과 유산 보존의 조화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지만, 서울시는 이미 유네스코의 권고를 여러 차례 무시한 전력이 있습니다. 세계유산법에 근거해 이제는 서울시가 공식적으로 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됐는데요, 시의 협조 여부가 주목됩니다.

오세훈 시장의 도심 개발 전략과 충돌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개발사업자가 녹지를 기부채납하는 대신 용적률과 높이 제한을 완화받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는 건물 높이를 기존 71.9m에서 최대 145m까지, 용적률을 700%에서 1094%로 대폭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측은 녹지 공간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145m 고층 건물이 역사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서울대 김경민 교수는 "역사 도시 서울의 경쟁력은 스카이라인이 아닌 역사적 자원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선택적 영어 활용 논란

가장 논란이 되는 점은 서울시의 '선택적 영어 문맹' 의혹입니다. 서울시는 유네스코 권고문 해석에는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과거 극우 인사 모스 탄 교수를 초청하기 위해 영어 메일을 원활하게 주고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야권에서는 필요할 때는 영어를 활용하면서 유네스코 권고에는 문맹을 자처하는 이중적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솔직하게 하기 싫었다면 그렇게 말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서울시의 공식 입장은 "문화재는 전문 분야니 국가유산청에 정확한 해석을 요청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문화유산 보존과 개발의 균형점

이번 사안은 단순히 건물 높이 문제를 넘어 국제적 문화유산 보존 원칙과 도시 개발 정책의 충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권고하는 유산영향평가는 개발 사업이 세계유산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는 제도로, 향후 서울시가 세계유산법에 근거한 평가를 실시할지 여부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서울시가 주장하는 녹지 공간 확보와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종묘라는 세계문화유산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