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찾아온 고용 빙하기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가 0.42개로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고용 서비스 통합 플랫폼 '고용24'를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14만 2천 명으로 전년 대비 19.2% 급감했는데요, 이는 1998년 10월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심각한 고용 빙하기가 시작된 겁니다.
추석 연휴의 영향이 컸습니다. 명절 기간 동안 구직 활동은 이어졌지만 기업들의 채용 활동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구인 감소폭이 구직 감소폭을 크게 앞질렀죠. 신규 구직 인원도 33만 5천 명으로 6.6% 감소했지만, 구인 감소폭이 훨씬 더 커 전체적인 고용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조업 부진이 키운 고용 위기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이 고용 시장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됩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건설업은 무려 2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증가세 둔화와 금속가공·기계장비 분야의 감소폭 확대가 제조업 부진을 심화시키고 있죠.
업종 간 양극화도 뚜렷합니다. 서비스업은 보건복지업과 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견고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숙박음식업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도소매업의 감소폭이 완화되면서 서비스업이 전체 고용 증가를 견인한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고용 시장의 온도 차를 더욱 벌리고 있습니다.
청년층과 40대의 고용 위축
연령별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29세 이하 청년층과 40대에서 고용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요, 20대는 제조업, 정보통신, 도소매 등 주요 취업 분야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제조업을 기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노동력이 대체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60세 이상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하며 전체 가입자 증가세를 이끌었죠.
40대 역시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며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업급여 9개월 연속 1조 원 시대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 492억 원으로 9개월 연속 월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누적 지급액은 10조 6795억 원에 달하는데, 이는 역대 최장 기간입니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9개월이나 1조 원대를 유지하는 건 고용 불안정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흥미로운 건 지급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자는 57만 6천 명으로 전년보다 2% 줄었지만, 지급액은 4.9% 증가했습니다. 추석 연휴로 인해 실업 인정을 두 번 받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용노동부는 11월에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 원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실업급여 수급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