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막을 내린 20년의 월드컵 여정
2026년 월드컵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이 스페인에 0대 1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습니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미켈 메리노의 결승골 앞에 무너진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경기 종료 후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월드컵 무대와 작별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예고했던 그의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은 이렇게 비극적인 장면으로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호날두는 2006년 독일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6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습니다. 더욱이 6개 대회 모두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리오넬 메시와 함께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고, 통산 27경기에서 11골을 올렸습니다. FIFA 역시 그의 대기록에 경의를 표하며 공식 작별 인사를 전했는데요. 비록 우승 트로피는 거머쥐지 못했지만,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쌓은 건 분명합니다.
화려한 기록 뒤에 숨은 씁쓸한 이면
그러나 이번 대회를 둘러싼 평가는 한편으로는 매섭습니다. 이번 패배로 호날두는 월드컵 통산 8패를 기록하게 되었고, 이는 한국의 손흥민과 홍명보 전 감독, 호주의 매슈 레키, 멕시코의 안토니오 카르바할과 나란히 최다 패배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빛나는 순간만큼이나 아픈 기억도 함께 남겨야 했던 셈입니다.
경기력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호날두는 스페인전에서 90분 동안 단 19번의 볼 터치에 그쳤고, 대회 전체적으로도 경기당 평균 8.3km의 낮은 이동 거리를 기록했습니다. BBC 등 외신은 그의 팀플레이 참여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분석했으며, 일부 해설위원은 그가 경기장에서 할아버지처럼 느릿느릿 움직였다며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물론 41세의 나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있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부족했다는 평가는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사령탑 공석과 남은 과제
대회 탈락의 여파는 감독에게도 이어졌습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경기 직후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밝혔고, 이로써 포르투갈 대표팀은 사령탑 공석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포르투갈 축구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호날두는 월드컵 무대는 떠나지만 국가대표 은퇴에 대해서는 아직 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유로 2028 출전 가능성을 열어뒀는데요. 다만 현지 언론은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라며 강도 높은 세대교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23년간 대표팀을 이끌어온 호날두의 시대가 어떤 방식으로 막을 내릴지, 포르투갈 축구의 다음 장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