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정부 흔든 '바퀴벌레당'... 인도 Z세대가 보여준 정치 참여의 새 문법

KK한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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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8일 오후 9:32

발행: 2026년 7월 28일 오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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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대법원장의 청년 비하 발언과 의대 입시 문제 유출이 맞물려 Z세대가 바퀴벌레 국민당을 결성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로 인해 모디 정부가 교육부 장관을 경질하고 입시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으며, 이는 디지털 세대의 새로운 정치 참여 방식과 청년 실업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경고로 해석됩니다.

정권을 뒤흔든 청년들의 분노

인도에서 한 마디 말이 정권을 흔들었습니다. 수르야 칸트 대법원장이 실업 청년들을 바퀴벌레와 기생충에 비유한 것이었는데요. 이에 분노한 Z세대는 오히려 그 표현을 당명으로 내세워 바퀴벌레 국민당을 결성했습니다. 온라인 풍자에서 시작된 이 움직임은 단숨에 팔로워 2,400만 명을 모으며 거대한 저항 세력으로 성장했습니다.

사실 이들의 분노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15세에서 25세 대학 졸업자의 실업률이 40%에 달하는 극심한 취업난이 이미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장의 비하는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고, 청년들은 이를 정치적 에너지로 전환했습니다. 비하의 표현을 오히려 연대의 상징으로 바꾼 것은 디지털 세대만이 가능한 저항 문법이었습니다.

의대 입시 하나가 공정성을 무너뜨리다

도화선은 전국 의대 입학 자격시험 문제 유출 사건이었습니다. 220만 명이 응시한 시험의 신뢰가 무너지자 정부는 재시험을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열 명 넘는 수험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이어졌습니다. 계층 상승의 마지막 사다리마저 부정과 붕괴하는 모습에 청년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인도 정부는 최루탄과 곤봉으로 강경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이런 탄압은 오히려 불만을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단순한 입시 부정을 넘어 청년 실업과 기득권의 오만,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전국으로 번졌습니다. 결국 모디 총리는 2014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핵심 요직인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을 내보내고 시험 제도 전면 개편을 약속하며 사실상 한 발 물러섰습니다.

한국에 던지는 질문

물론 인도의 상황을 한국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성 정치권이 청년을 시혜적 대상이나 계파의 머릿수로 보는 시각은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한국의 청년들 역시 정당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자신의 삶을 직접 결정할 기회를 갖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집값과 일자리 문제가 논의될 때조차 정작 청년의 목소리는 결정의 자리에 잘 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인도 청년들은 누군가 자리를 마련해주길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소셜미디어와 밈, 패러디를 통해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고 사람과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이는 정치가 온라인 콘텐츠처럼 소비되고 확산되는 새로운 시대의 정치 문법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2029년 총선을 앞둔 모디 정부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데요. 한 번 각성한 청년들의 권리 의식은 결코 쉽게 잠들지 않을 것이며, 이는 한국의 정치권이 주목해야 할 변화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