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동맹' 문구가 부른 20분 통화
미중 정상회담 직후 공개된 성과 문서 한 줄이 동북아 외교판을 흔들었습니다. 문서에는 미국과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동맹국으로 함께 싸워 승리했다는 표현이 담겼는데요. 백악관이 이를 설명서에 명시하면서 일본 정부는 곧바로 움직였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9월 26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약 20분간 긴급 전화 회담을 가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의 상세 내용을 전달했고, 두 정상은 경제안보와 중국을 둘러싼 안보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뒤 "미국과 일본은 이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방어선 강화와 방위비 분담을 축으로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한 겁니다.
대만은 빠진 성과 문서
주목할 대목은 대만 문제입니다. 미중 성과 문서에는 대만 관련 문구가 들어가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관해 많은 시간을 들여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앞서 대만 무기 판매를 협상 카드로 언급하며 중국이 미국의 방침을 재검토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일본 언론의 해석도 엇갈립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문구가 중국의 대일 신형 군국주의 비판에 활용될 수 있다고 봤고, 산케이신문은 미중 문서에 중국 측 주장이 반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남은 변수는 미국이 대만 무기 판매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인데요. 다카이치 총리는 11월 중국, 12월 미국에서의 재회를 예고하며 이 흐름을 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 남는 숙제
이번 사안은 한반도 안보 지형에도 민감한 파동을 줍니다. 한국 정부는 반도체 수출 통제와 대중 무역 균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어 외교적 완충 공간이 좁아지는 상황입니다. 미일이 안보 협력을 빠르게 다지는 사이 한국의 선택지도 더 정교해져야 하는 겁니다.
올가을 미일 정상 대면 회담 성사 여부와 미국의 대중 관세 정책 방향은 동북아 안보 공조의 수위, 나아가 한미일 협력의 지속성을 가를 전망입니다. 짧은 통화 한 번이지만, 그 안에 담긴 신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