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근조화환과 정부의 사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는 상장 폐지를 촉구하는 40여 개의 근조화환이 설치되었는데요. 화환 리본에는 '다음 투표 때 갚겠다' 등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들도 이번 사태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빚을 내어 투자한 젊은 층과 연금 수령자 등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인데요. 소셜미디어에는 급감한 계좌 잔액을 캡처한 화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상품 출시 당시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본 뒤에 나온 대응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예탁금 상향 첫날 거래대금 급감
정부는 긴급 보완책을 내놓았습니다. 기본예탁금을 기존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상향하고, 현금만 예탁금으로 인정하도록 바꿨는데요. 매도 후 대금이 입금되는 시점까지 재투자를 제한해 당일 회전매매를 억제했습니다.
규제 첫날인 7월 3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16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약 3조 원에 그쳤습니다. 이는 전날 12조 4천억 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를 규제 강화의 정책적 효과로 평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신중한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하며 장 초반 고가가 형성되어 거래가 자연스럽게 줄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뒷북 논란 속 추가 규제 방안
현재 금융당국은 더 강력한 추가 조치를 검토 중입니다. 개인별 투자 한도를 총 자산의 20%로 제한하는 방안과 잦은 매매에 비용을 부과하는 과다호가부담금 도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한 홍콩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배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가변 레버리지 제도 도입도 논의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런 보완책들이 모두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상장폐지보다는 접근을 점진적으로 어렵게 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시키는 방식이 낫다고 조언합니다.
실제로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리밸런싱 시간을 분산하고 유동성 공급자 거래량을 줄이는 등 자정 노력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고위험 금융상품을 둘러싼 투자자 보호와 시장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다시금 화두에 올렸습니다. 앞으로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