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파업, 이틀 만의 극적 타결…그러나 남은 과제는

경문조경
43개의 관련 기사

10달 전 수정 · 2026년 1월 15일 오전 7:02

발행: 2026년 1월 14일 오후 2:46

요약 생성중...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이 이틀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노사는 14일 밤 협상 끝에 기본급 2.9% 인상과 정년 단계적 연장 등에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15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이 재개되며 시민들의 불편은 해소됐지만,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임금 체계 개편 문제는 미뤄져 향후 갈등 요인으로 남았습니다.

시민들의 출퇴근길이 전쟁터가 됐다

서울 시민들의 출퇴근길이 이틀간 혼란에 빠졌습니다. 1월 13일부터 시작된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으로 말이죠. 평소 버스를 이용하던 수많은 시민들은 갑작스런 운행 중단에 발이 묶였고, 지하철은 발 디딜 틈 없이 만원이 되었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평소보다 15분 이상 늘어나는 건 기본이었고, 매서운 한파까지 겹치며 불편은 극에 달했습니다. 서울시는 비상 수송책으로 셔틀버스를 투입하고 지하철 배차를 늘리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6,400여 대 버스가 멈춰선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시민들의 일상이 순식간에 마비되는 경험을 하게 된 거죠.

파업 초기 노사 간의 입장 차이는 너무나 컸습니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그리고 운행 실태 점검 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경영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습니다. 특히 2024년 대법원의 ‘정기상여금 통상임금’ 판결이 논쟁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 판결에 따라 상여금이 기본급에 포함되면 인건비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시 버스 사업의 특성상 이는 결국 서울시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상황이었습니다. 사측은 임금 체계 자체를 개편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우선시하며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팽팽했던 협상 테이블과 마지막 극적 합의

파업 이틀째인 14일,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위원회 2차 사후 조정회의에서 협상이 재개됐지만,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습니다. 회의 도중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자리를 뜨려 하자 관계자들이 만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을 정도로 분위기는 팽팽했습니다. 노조는 오후 9시를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타결되지 않으면 파업을 연장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협상장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고,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줄다리기가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의 불편이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는 가운데, 협상 테이블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나 막판에 극적인 전환이 있었습니다. 노사 양측이 밤늦도록 협상을 이어간 끝에, 14일 밤 11시 55분께 마침내 합의안에 도달한 겁니다. 합의 내용은 기본급 2.9% 인상과 정년의 단계적 연장이 핵심이었습니다. 정년은 올해 7월부터 64세로, 2027년 7월부터는 65세로 연장되기로 했습니다. 또한 운행 실태 점검 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 구성에도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로 노조는 파업을 철회했고, 서울 시내버스는 15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하게 되었습니다. 2년 만에 찾아온 파업이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할 뻔했지만, 이틀 만에 막을 내린 셈이죠.

타결 뒤에 남은 숙제들

표면적으로는 파업이 끝나고 버스 운행이 정상화되면서 일단락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통상임금’ 문제는 결국 미뤄졌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른 임금 체계 개편 논의는 이번 협상 안건에서 제외됐고, 향후 별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미래의 또 다른 갈등 불씨를 남겨둔 셈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합의대로 임금이 인상될 경우 연간 약 1800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재정 부담 문제는 여전히 서울시의 고민거리로 남아있습니다.

한편, 이번 파업 과정에서는 파업에 불참한 기사들을 겨냥한 ‘좌표 찍기’ 논란도 발생하며 노조 내부의 갈등과 시민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당장의 불편은 해소됐지만, 노사 간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또 다른 과제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 불편에 사과하며 앞으로 대중교통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지만, 단순한 소통 이상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물가와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버스 종사자들의 합리적인 처우를 보장하는 방안을 찾는 일, 정치적 이념을 넘어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