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84%를 기록하며 4.8% 선을 넘어섰고, 이 여파로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10년 국채선물이 50틱 이상 급락하는 등 약세가 확산되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동시에 순매도하며 하락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이번 금리 급등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책적 실망감이 겹친 결과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심화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는데요.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채권 매도세를 부추겼습니다. 여기에 미 재무부가 발표한 장기채 바이백 규모가 시장이 기대한 1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한 60억 달러에 그치자 실망감이 더해졌습니다.
구원투수는 이제 청구서가 됐습니다
금융시장은 오랫동안 중앙은행과 정부가 위기 때 시장을 구원해 줄 것이라는 믿음, 이른바 풋 옵션에 의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정책적 개입들이 오히려 금리 상승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 재무장관이 추진하는 장기 국채 매입 확대는 일시적인 안심 효과에 그치고 있습니다. 총 공공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국채 매입은 근본적인 처방이 되기 어렵습니다. 일본의 대규모 확장 재정 역시 자금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며 미 국채 수요를 약화시켰고, AI 인프라 투자는 국채와 자금을 두고 경쟁하게 하는 역구축 효과를 낳았습니다. 과거 그린스펀 의장 시절의 풋이 시장을 안심시키는 약이었다면, 지금의 풋들은 누적된 부채의 청구서를 돌려주는 형국입니다.
달러 패권 논란과 시장의 미래는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달러의 패권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이 약 57%까지 낮아졌다는 점이 근거로 인용되며, 일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유사하다는 경고까지 나왔습니다. 연방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전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이런 달러 약화론이 과장되어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고금리와 고유가가 동시에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시장 심리가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국내 투자자들 역시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금리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