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증조부 논란에 불붙은 친일재산 환수
배우 하영이 자신의 증조부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친일 단체 평의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하영은 자필 사과문을 통해 후손으로서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는데요. 이 일이 기폭제가 되어,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이후 친일재산 환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최근의 일만은 아닙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한 1기 친일재산조사위원회는 약 2,400억 원의 재산을 환수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1기 위원회가 해산된 뒤 16년간 공식 조사 기구가 부재했고, 이 사이 많은 재산이 은닉되거나 처분되었다는 지적이 이어졌죠.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에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을 반드시 환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2기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출범할 예정인데요. 특히 이번에는 이미 매각되었거나 현금화된 재산의 처분 대가까지 추적해 환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보완되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개정안과 325억 원 환수 전망의 의미
새롭게 마련된 법 개정안은 친일재산의 은닉을 막기 위해 후손이 재산을 처분했더라도 그 대가를 환수 대상으로 포함시켰습니다. 또한 재산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해 민간의 제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입니다. 법무부는 이러한 제도적 변화를 바탕으로 최소 325억 원 이상의 추가 환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물론 325억 원이라는 규모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있습니다. 과거 1기 위원회가 약 2,400억 원을 환수한 사례와 비교할 때, 이번 전망의 구체적인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거죠. 다만 이번 개정이 법의 사각지대를 메우려는 취지인 만큼, 실제 환수 효과는 조사위원회의 활동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입니다.
여전히 남은 과제와 불투명한 경계
현재로서는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2기 위원회의 실제 조사 대상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안상호는 과거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1,006명의 명단이나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되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인데요. 친일재산 환수는 단순히 친일 행위가 있었던 것을 넘어, 독립운동 탄압이나 국권 침탈 등 지극히 중대한 행위에 해당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강제 조사권의 부재입니다. 현재의 환수 체계는 자발적 신고나 제한적인 자료 요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요. 금융 기록이나 재산 변동 내역을 강제적으로 추적할 수 없다 보니, 교묘하게 은닉된 재산이나 후손에게 편법 승계된 자산을 찾아내는 데 한계가 명확합니다. 결국 향후 환수 작업의 성패는 이러한 강제 조사권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출범할 2기 위원회가 어떤 방식으로 조사에 나설지, 그 결과에 따라 이번 논란이 단순한 과거사 청산을 넘어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