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민원에만 열리는 잔금대출
최근 전국적으로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에서 수천 세대 규모의 대출 차질이 발생했는데요, 문제는 개별 민원으로는 해결되지 않다가 입주민들이 집단으로 목소리를 낼 때만 은행 측이 움직이는 양상이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의 경우 전체 2,178세대 중 단 330세대가 상담 예약을 마쳤을 뿐, 실제 대출 심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필요한 대출 규모가 1조 원에 달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일부 언론의 '해결 보도'를 정정했습니다. 수분양자들에게만 집단대출 혜택이 집중되면서 개별 매수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고, 이는 시장 왜곡과 금융 형평성 훼손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습니다.
엄격 규제 속 핀셋 지원과 보유세 강화
정부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굳건히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공급 부족과 유동성 과잉 상황에서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집값 상승의 악순환이 생긴다며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불편은 '핀셋 지원'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미성년 시절 주택 지분을 상속받아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혜택에서 제외된 사례 등은 은행 여신심사위원회에서 개별 사정을 들어 타당성이 인정되면 대출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풀어갈 계획입니다. 한성숙 국무총리 역시 40·50대 무주택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지원 조건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한편, 8월 초 세제개편안에서는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자를 겨냥한 보유세 강화가 유력합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가액 중심으로 전환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축소될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답이 정해진 '답정너'식 토론회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급 확대가 핵심인데 눈은 서울 아파트에
정부는 단기 공급 가뭄 해소를 위해 도심 내 빈 상가와 사무실을 주거 공간으로 전환하고, 비아파트 공급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 상향은 공급 공백과 집값 자극 우려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책의 초점이 여전히 서울 아파트 가격 안정에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토론회에서 청년 참가자가 월세 부담을 호소하고, 전체 가구의 40% 이상이 무주택자인 현실을 지적했음에도 대통령의 답변은 원론적 수준에 그쳤습니다. 집이 자산 증식 수단이 아닌 주거 복지의 출발점이 되려면, 정부의 시선이 서울 아파트 보유자뿐 아니라 더 넓고 낮은 곳을 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잔금대출 사태도, 보유세 강화도, 핀셋 지원도 모두 공급 확대라는 근본 전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의 불안만 가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