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끌어올린 숫자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4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반도체 수출 호조가 국내 경제 지표 전반을 끌어올린 모습이 뚜렷합니다. 총수요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4.7%에서 16.1%로, 최종수요 기준으로는 29.4%에서 31.8%로 커졌습니다. 반도체와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부가가치율도 41.2%에서 42.0%로 2년 연속 상승했습니다. 조립가공제품의 부가가치 비중이 10.5%에서 12.2%로 늘어난 덕분인데요. 수입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입의존도는 13.6%에서 13.3%로 낮아졌습니다. 수출이 생산과 부가가치를 끌어올린 비중은 각각 35.1%, 28.2%로 확대됐습니다.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는 반도체
문제는 고용입니다. 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8.2명에서 7.8명으로 낮아졌고, 수출 10억 원당 취업유발계수는 5.4명에서 5.0명으로 줄었습니다. 같은 금액을 기준으로 소비가 9.7명, 투자가 7.9명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광학기기의 취업유발계수는 3.6명에서 2.9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석탄·석유제품 1.0명, 전력·가스 1.7명에 이어 낮은 편인데요. 무인 자동화 설비 비중이 높아 인력 투입이 적은 구조가 그대로 반영된 겁니다. 실제로 반도체 제조업의 임금 근로 일자리는 8년간 15% 늘었지만 신규 채용은 22% 줄었습니다.
바뀌는 산업 구조
산업 구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서비스업 비중은 65.4%에서 64.1%로 줄고, 공산품 비중은 25.0%에서 26.0%로 늘었습니다. 제조업, 특히 수출 주력 업종 중심으로 무게가 옮겨간 셈입니다.
전업 환산 취업자는 2596만 명으로 2만 8천 명 줄었습니다. 건설과 농림수산품 부문 감소가 컸고, 상용직과 여성 비중은 각각 61.3%, 40.8%로 소폭 올랐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반도체의 높은 자본 집약도가 고용과 소득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한한다고 짚었는데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더라도 일자리로 연결되는 힘은 당분간 약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