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3곳 중 1곳을 닫는 홈플러스
홈플러스가 전국 37개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형마트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104개 점포에서 67개로 줄어든 건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닌데요. 수익 기여도가 낮은 점포를 정리해 기업 회생 절차에서 M&A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고강도 구조조정이다. 전체 점포의 35% 이상이 사라지면서 지역 경제와 노동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고, 특히 경남 지역에서는 8개 점포 중 6개가 문을 닫아 피해가 집중되었다.
영업 중인 매장조차 상황이 녹록지 않다. 납품 업체들의 공급 축소로 인해 빈 진열대가 속출하고 있으며, 정육이나 유제품 자리에 생활용품이 임시로 진열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신선식품이 사라지는 매장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끊기 마련이며, 이는 다시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7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시한을 앞두고 있어, 운영자금 확보와 공급망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노총이 지적한 '먹튀 경영' 논란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두고 노동계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과 마트산업노조는 대주주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을 '먹튀 경영'으로 규정했는데요. 인수 이후 자산을 저가에 매각하고 고율의 임대료를 전가해 흑자 점포를 적자로 만든 뒤, 그 피해를 현장 노동자에게 돌렸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치로 정규직 3,500명을 포함해 협력업체와 입점업체까지 합치면 최대 2만 명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현재 홈플러스지부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이어가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근본적인 경영 정상화와 고용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노동계의 일관된 요구사항이다. 또한 정부가 유암코(UAMCO)를 통해 약속한 채무구조조정과 인수자 발굴 방안을 즉각 이행하고, 운영자금 문제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의 반사이익과 업계 전망
홈플러스의 휴업과 폐점은 경쟁사들에게 어느 정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 홈플러스 인근 매장의 매출이 10%에서 최대 20% 가까이 늘어난 곳이 속출했고, 롯데마트는 점포 수 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마트 역시 신선식품과 가공 간편식 매출이 눈에 띄게 신장하며 할인 행사 강화로 수요를 적극 흡수하고 있다. 업계 1위와 2위 모두 단기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며 경쟁 완화 효과를 누리는 모양새다.
다만 홈플러스의 매출 감소분이 경쟁 대형마트로 온전히 이전된 것은 아니다. 소비 수요가 온라인 채널, 편의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으로 다양하게 분산되면서 대형마트 업황 전체의 봄을 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형마트 수요는 목적성이 강해 다른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동하지만, 한번 온라인으로 안착한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건 쉽지 않은 과제다. 업계는 홈플러스가 핵심 점포 67개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경쟁 구도의 변화가 단기적 반사이익을 넘어 장기적으로 어떻게 작용할지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