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시작된 냉장고 마비
지난달 11일부터 12일 사이 프랑스에서는 인터마르셰와 까르푸 등 주요 유통업체 매장 약 700곳의 냉장·냉동 설비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습니다. 해커들은 원격으로 제상 모드를 작동시켜 냉장고 내부 온도를 50도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장들은 상한 식품을 대량 폐기해야 했고, 피해액은 수천만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프랑스 당국은 사건의 배후를 아직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냉각 설비를 관리하는 원격 접속 시스템이 공격 경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냉장 설비 업체 사브코벨 관계자는 제상 과정에서 약 40도의 열풍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 곳곳으로 번진 이상 징후
보름여 뒤인 이달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벨기에 전역에서 델레이즈 약 40개 매장의 냉장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까르푸 벨기에 15개 매장과 인터마르셰 15개, 스파 5개 매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보고됐습니다. 일부 매장의 냉장·냉동고 온도는 15도까지 올랐고, 직원들은 새벽에 출근해 냉장 트럭으로 상품을 옮겼습니다.
룩셈부르크와 스웨덴에서도 피해가 확인됐습니다. 스웨덴 ICA와 쿠프 일부 매장에서는 냉동고 온도가 50도까지 치솟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아일랜드 슈퍼밸류 13개 점포와 네덜란드 소형 식품점 17곳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격 주체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없습니다.
설비 보안과 공급망 신뢰
덴마크 엔지니어링 업체 댄포스는 자사 냉동 제어 시스템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사례에 연루됐다고 밝혔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식량 공급을 방해하려는 의도적 시도로 규정하면서도 현재 식량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냉장 설비의 원격 관리가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취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8월 군 매점 냉동고가 잇따라 고장 난 사례가 조사 중입니다. 프랑스 사법당국과 미군 범죄수사대가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유럽 전역의 사건이 동일한 공격자에 의해 벌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유통업계는 냉장 설비의 접속 권한과 비상 대응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