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개미도 팔아치웠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관련 상품에 물린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5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버티던 개미들도 결국 물량을 던지면서 변동성은 더욱 커졌는데요. 이억원과 이찬진 관계자는 레버리지로 인한 변동성 확대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표명했습니다.
당연히 금융당국은 상황을 심각하게 봤습니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증권사와 운용사의 광고 및 마케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국내 규제망을 벗어난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선 금지인데, 해외선 판을 친다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규제를 비웃고 유튜브와 SNS에서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어 안내와 썸네일까지 동원해 국내 투자자를 직접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금융투자협회의 사전 광고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외국 집합투자기구는 국내 공모 판매를 하려면 금융위 등록이 필수인데, 미등록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광고하는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KODEX와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각각 5조 7천억 원과 3조 7천억 원을 순매수하는 등 자금이 대형 반도체주로 집중됐습니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서학개미들까지 미국 시장의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려들게 만들었고, 미국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3배 추종 상품에 약 46억 달러, 나스닥100 3배 추종 상품에 약 38억 달러가 유입됐습니다. 국내 자금 이탈과 투자자 피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코스닥 반등의 실마리가 될까
오는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시장 지형 변화가 기대됩니다. 유안타증권은 이 규제가 과도하게 하락한 코스닥 시장의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로 쏠리면서 코스닥은 700선마저 이탈하는 수급 공백을 겪었는데요. 규제로 대형주 쏠림이 완화되면 중소형 우량 성장주로 자금이 재편될 수 있습니다.
사실 코스닥의 급락이 기업 펀더멘털 악화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주가가 이익 추정치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반복된 악재로 기대 수준이 이미 상당 부분 조정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여기에 연기금 벤치마크의 코스닥 반영과 국민성장펀드 내 코스닥 펀드 신설 등 정부 활성화 정책까지 더해지면, 낙폭 과대와 이익 추정치 상향이 겹치는 우량 성장주 중심의 저가 매수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 불법 광고가 여전히 규제 밖에서 판을 치고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 없이는 규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은 남은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