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가져온 7년의 침묵
연예계 대표적인 절친으로 꼽히던 이영자와 정선희가 7년 만에 TV 프로그램 ‘남겨서 뭐하게’에서 재회했습니다. 따뜻한 포옹으로 시작된 이 만남은 단순한 화기애애한 재회 이상의 무게를 지니고 있는데요. 두 사람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야 했던 이유는 2008년 최진실과 안재환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라는 공통의 트라우마 때문이었습니다. 이영자는 “그 기억만 떠올려도 힘들다”며 아직도 그 상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고백했고, 정선희 역시 서로의 아픈 기억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마음에 거리를 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랜 우정이었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두려움 앞에 선택한 침묵의 시간이었습니다.
정선희가 건넨 사별 이후의 고통
정선희에게 그 트라우마는 특히 더 컸습니다. 남편 안재환을 사별한 직후, 그녀는 ‘웃는 것도 끔찍하다’는 악성 댓글과 70억 원이 넘는 사채 문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반복되던 그는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더욱이 근거 없는 루머가 해일처럼 덮쳐와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보다는 “싸우기를 포기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죠. 그녀는 몇 년 동안 생매장 당하는 악몽과 가위눌림에 시달렸고, 이경실의 현실적인 조언(“앞으로 더 힘든 일이 닥칠 거다, 정신 차려”)이 그때 버팀목이 되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한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슬픈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가 “웃는 얼굴로 덮으시면 됩니다”라는 무심한 답변을 듣고는, 오히려 그 냉정함에서 ‘지울 수 없는 것은 더 좋은 것으로 덮는다’는 삶의 가치관을 얻는 아이러니한 경험도 했습니다.
우정의 뿌리와 다시 만난 현재
7년의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우정의 뿌리는 깊었습니다. 30년 전, 이영자는 내성적인 신인 개그우먼 정선희에게 5천만 원 현금을 담은 가방을 건네며 매니저가 되어주겠다고 제안했던 인연의 시작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정선희는 겁을 먹었지만, 그 제안은 이영자가 정선희의 재능을 믿고 함께 일하고 싶었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이후 정선희의 결혼 소식을 접한 이영자가 “남자가 있어? 결혼을 해?”라며 서운함을 내비치며 먼저 연락을 취해 관계를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오랜 시간 쌓인 신뢰가 있었기에 7년의 침묵 끝에도 재회는 ‘어제 본 것처럼’ 편안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영자는 재회 자리에서 “왜 좋은 언니가 되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을 표했고, 정선희는 그런 언니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멀어졌을 뿐, 우정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