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꺾인 국장, 그러나 믿음은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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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9일 오후 3:35

발행: 2026년 8월 9일 오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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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레버리지 청산과 규제 강화로 한풀 꺾이고 PER 5.1배까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으나, 두 달 만에 35조 원 이상의 개인 투자자 예탁금이 이탈하고 미국 주식과 은행 예금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 역시 변동성 트라우마와 지배구조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인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의 완전한 안정화는 아직 요원한 상황입니다.

변동성 꺾인 국장, 그러나 믿음은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한국 증시의 격랑이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6월 97.99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새겼는데요. 이후 8월 들어 70대 중반으로 급락하며 시장의 숨통이 조금 트인 분위기입니다. 블룸버그 역시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과열을 식혔다며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당연히 이런 흐름에 반전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1배까지 낮아지며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고, 이는 한국 주식이 지표상 상당히 저평가됐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무겁습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발을 빼고 다른 곳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35조 원이 떠난 자리, 개미들은 어디로 갔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도입된 이후 국내 증시는 극심한 요동을 겪었습니다. 올해 들어 사이드카가 45회 발동됐고 서킷브레이커도 15차례나 작동했는데, 이런 불안정한 장세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겁니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6월 역대 최대였던 139조 6,948억 원에서 8월 6일 기준 104조 712억 원으로 두 달 만에 35조 6,236억 원이 줄었습니다.

떠난 자금의 행방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7월에만 46억 4,000만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국내 증시를 떠난 수급이 해외로 쏠린 명확한 증거입니다. 동시에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일주일 만에 6조 5,042억 원이 불어났는데, 이는 안전자산으로의 회피 심리가 여전하다는 방증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이런 자금 이탈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역대급 저평가에도 외인이 돌아서는 이유

시장이 이 정도로 저평가됐음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이핑 랴오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과 가격 경쟁력은 확실하지만, 최근의 극심한 변동성이 남긴 트라우마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단기적인 급변동 위험을 감내할 의지가 아직 없는 거죠.

여기에 더해 한국 증시를 짓누르는 구조적 문제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멈춰 서게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낮은 배당 성향, 소액 주주에 대한 환원 부족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인데, 단순히 주가가 싸졌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밸류업 프로그램과 같은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되고, 기업들이 실질적인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번 변동성 완화가 레버리지 청산과 규제 강화로 이뤄진 만큼, 시장의 근본적인 불안심리가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추가적인 안정 흐름이 이어진다면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진입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문제는 그때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릴 신뢰가 과연 회복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