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표적 공격, 보복의 악순환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의 핵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방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습니다. 이번 갈등의 시발점은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 단지인 나탄즈 시설이 공격받은 것이었는데요, 이란 측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지난 21일 이스라엘 남부 사막 도시 디모나를 탄도 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디모나는 이스라엘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핵원자로가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이 공격으로 최소 30명에서 90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이 가동됐으나 요격에 실패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2천㎞로 제한해왔던 기존 방침을 넘어선 것으로, 지역 군사 균형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공격에 대한 추가적인 보복으로 22일 테헤란에 위치한 원자력 연구개발(R&D) 본부를 폭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시설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유에서였죠. 이로써 양국의 충돌이 핵시설이라는 민감한 표적을 오가며 위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다행히 양측 핵시설에서 방사능 유출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사무총장은 군사 행동 자제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규탄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
이러한 공방전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G7 외교장관들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 보장을 강조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데요, 이란은 과거에도 해협 봉쇄를 위협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미국의 이러한 발언은 이미 고조된 지역 긴장을 한층 더 첨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해안선의 지하 미사일 시설 등을 파괴했다고 주장했고,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상황은 더욱 불안정해졌습니다. 한편,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종결될 때까지 미중 정상회담 일정 논의를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백악관은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주변국들도 불안한 눈치를 보이고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공격을 규탄하며 이란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외교적 압박에 나섰습니다.
장기화 가능성과 네타냐후의 선택
전문가들은 이 충돌이 단기간에 종료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10년에 가까운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대이란 군사 작전이 절반 단계에 와 있으며 앞으로 일주일 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고, 국방장관은 전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문제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전쟁을 지속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이란 역시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걸프 해역 영유권 분쟁 도서에 대한 공격을 아랍에미리트에 경고하는가 하면,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영미 공동 군사기지에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타격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양측의 행보는 충돌이 에너지 시설을 넘어 핵시설까지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확전'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과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실질적 결정권을 쥔 양국 지도부의 선택이 지역의 향후 안정을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