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7년 구형과 눈물의 호소 사이
2026년 9월 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항소심 결심공판은 양측의 극명한 대립을 보여주었습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심과 동일한 징역 7년을 구형하며 원심 판결이 과중하지 않다고 강조했는데요. 반면 김 여사는 약 10분간의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흘리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이며, 이 판결은 단순한 형사 재판을 넘어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김 여사는 최후진술에서 물건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공직이나 국가 사업의 대가는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인의 부탁을 무조건 들어주는 성격이 아니라고 언급하며 대가성을 부인했는데요. 또한 대통령 배우자가 된 이후 오히려 재산과 명예를 모두 잃었다고 호소하며, 하지 않은 일로 삶 전체가 규정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명예를 지켜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3억 원대 금품과 대가성 공방
이번 재판의 핵심은 고가의 귀금속과 시계, 명품 가방 등 총 3억 원대에 달하는 금품 수수가 청탁의 대가였는지 여부입니다. 1심 재판부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1억 380만 원),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금거북이와 세한도(265만 원), 서성빈 씨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3,990만 원)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판단은 대통령 배우자라는 특수한 지위가 금품 제공의 주된 동기가 되었다는 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유정화 변호사는 SNS를 통해 김 여사가 관저에서 직접 꽃꽂이를 하며 세금을 아끼려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격 모독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는데요. 반면 특검은 김 여사가 일반 브로커와 달리 공적 의사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사회적 충격과 공직 공정성 훼손이 고위공직자의 뇌물죄에 버금간다고 맞받았습니다.
22일 선고와 남은 쟁점
김 여사 측은 건강 악화로 여러 차례 응급실에 이송된 점과 일부 금품을 반환하거나 공탁한 점을 양형 참작 사유로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특검은 법정 최고형인 징역 7년 6개월도 부족할 정도라며 원심 유지를 강력히 주장했는데요. 이러한 입장 차이는 법원이 어떤 양형 기준을 적용할지에 따라 판결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의 혐의 부인을 반성 없는 발뺌이라 비판하며 1심보다 무거운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여론이나 정치적 이미지에 휘둘리지 말고 오직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9월 22일 오후 2시에 내려질 항소심 선고는 김 여사의 운명은 물론, 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사법적 평가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중대한 기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