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해와 조롱의 장으로 전락한 국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배우자인 김재호 춘천지방법원장에게 “나경원 의원의 언니가 김건희 여사 계부의 내연녀를 소개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면서입니다. 김 법원장이 “나경원 의원은 언니가 없다”고 5차례나 명확히 답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최 의원은 같은 질문을 계속 이어갔죠.
이번 사태는 국정감사가 본래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이에 대해 법사위 국감이 ‘가짜뉴스 공장’처럼 변질되었다고 비판하며, 회의장 밖에서 발언한 사람들을 고소하겠다고 강력하게 대응했습니다. 이는 최 의원이 지난주 조희대 대법원장과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합성한 팻말을 사용한 데 이어 두 번째 논란입니다.
이해충돌 논란과 맞불 법안 발의
한편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나경원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국회의원의 배우자나 직계가족이 피감기관에 근무할 경우 해당 상임위원회 간사 선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배우자가 춘천지법원장인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간사 선임 시도에서 비롯된 조치인데요.
국민의힘은 이에 즉각 맞대응으로 ‘추미애·김현지 방지법’ 발의를 예고했습니다. 정치권이 서로를 겨냥한 ‘방지법’을 난무시키면서 정쟁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추미애 방지법’은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남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김현지 방지법’은 대통령실 관계자의 증인 출석을 강제하는 조항을 포함할 전망입니다.
정치권 내부의 자조적 반응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여야 보좌진들조차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민의힘 측 보좌관은 “입법권이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 측에서는 “법안 발의가 유희가 된 듯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한 보좌관은 “의원들이 서로를 ‘방지’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한심하게 보일지 걱정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과거 ‘김영란법’, ‘민식이법’ 등 사회적 합의를 반영한 법안과 달리, 최근의 ‘방지법’들은 명백한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평가입니다. 22대 국회에서만 ‘윤석열 방지법’, ‘이재명 방지법’ 등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숏폼 정치와 제도적 개선 필요성
최혁진 의원의 연이은 행동에 대해서는 ‘숏폼 정치’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팻말 준비나 내연녀 의혹 질의 등이 우발적이 아닌 사전 기획된 행동이라는 지적이죠. 국민의힘은 이미 최 의원의 국회의원 품위 유지 및 명예 훼손을 이유로 징계안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국감장에서의 면책특권 남용 문제와 특정인 겨냥 법안 난립 현상은 국회 스스로 제도 개선을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호 비방보다 건설적 논의에 집중하는 모습이 필요한 때입니다.